지난 주말, 강릉항으로 고등어 낚시를 다녀왔습니다. 밤 10시에 도착해 해가 뜰 때까지 거의 밤을 새워 낚시를 했고, 결과적으로 고등어는 20마리쯤 잡았죠. 숫자만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, 체력은 탈진에 가까웠고 정신적으로도 녹초였습니다. 특히 그날은 습도가 엄청났습니다.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렀고, 낚싯대를 들고 서 있으면 온몸이 젖는 느낌이었습니다.
밤 10시, 강릉항 도착 – 야경은 좋았지만 시작부터 후덥지근
도착하자마자 바닷바람을 기대했는데, 예상보다 훨씬 더 덥고 습한 공기에 당황했습니다. 바다는 눈앞에 있었지만 시원하다는 느낌은 없었고, 습기 가득한 공기가 몸을 감싸며 벌써부터 땀이 흐르기 시작했죠. 낚시 준비를 마칠 무렵에는 이미 등과 이마는 젖어 있었고, 선풍기 하나라도 가져올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.
새벽까지 이어진 사투 – 고등어는 잡히는데 내 몸이 버티질 않음
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니 그나마 입질은 꾸준히 들어왔습니다. 작은 떨림에 집중하면서 하나씩 끌어올리는데, 시간이 지날수록
체력보다 먼저 무너지는 건 땀과의 싸움이었습니다. 바람은 거의 없고, 습기 때문에 몸이 끈적거리는데 낚싯대는 놓을 수 없으니 계속 참아야 했죠.
중간중간 옷을 갈아입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, 준비한 옷도 금방 젖어버렸습니다. 특히 새벽 3~4시쯤엔 옷이 축축해져 불쾌지수는 극에 달했죠.
고등어는 사먹는 게 편하다 – 진심으로 느낀 교훈
20마리면 꽤 괜찮은 조과지만, 문제는 그 후였습니다. 낚시 끝나고 뒷정리, 손질, 장비 정리까지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몸이 천근만근. 특히 땀에 절은 옷은 찝찝하고 냄새도 나서 차 안에서도 제대로 쉬지를 못했습니다.
마트에서 바로 손질된 고등어 한 팩을 보는 순간, '이게 진짜 현명한 소비 아닌가'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. 체력, 시간, 노력 다 투자한 만큼 값진 경험은 했지만, 매번 반복하고 싶은 일은 아니라는 결론입니다.
다음엔 ‘낚시 여행’이 아닌 ‘여행 + 회 먹방’으로
강릉 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고, 낚시라는 취미 자체도 매력 있었습니다. 하지만 조건이 이렇다면, 다음에는 여유 있게 낮에 도착해 맛집에서 고등어회를 사 먹고, 숙소에서 쉬는 여행이 훨씬 나을 것 같네요.
이번엔 땀으로 젖은 기억이 진하게 남았지만, 그 덕분에 현실적인 낚시의 민낯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.
📌 낚시 계획 시 참고사항
- 여름철 밤낚시는 ‘더위와 습도’를 반드시 고려
- 통풍 좋은 옷과 여벌의 속옷은 필수
- 고등어 낚시 성수기는 좋지만, 무리한 체력 소비는 금물
여름 밤의 낚시는 생각보다 훨씬 고된 여정이었습니다. 다음번엔 낚시보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더 간절해질지도 모르겠네요.